posted by 포스힐러 2020. 7. 20.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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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전자오락의 배경음악은 사실상 그리 큰 중요성을 띄는 부분이 아니었다.

 기껏 나와봐야 초반 도입부에 "자, 이제 시작이야, 잘해봐~" 라고 환기시키기 위한 수단쯤 되는 의미에서 잠깐 나왔다가 게임도중에는 효과음만 나오는게 일반적이었는데, 랠리x(국내명 방구차)의 배경음악같이 음악이 없으면 오히려 몰입도가 떨어지는 게임들이 하나둘씩 나오면서, 게임을 하는 내내 반복되는 BGM이 나오는것을 기본으로 삼게 되었는데, 초기의 BGM들은 그 게임을 위해 특별히 작곡을 할 여력이 없어서인지, 대개 저작권이 따로 없는 경쾌한 세계민요나 클래식 음악 같은것을 따다 쓴 작품들이 많았다.


그 고전게임중 필자가 생각하기에 게임과 너무나도 잘 어울렸던 BGM이 있었으니...

"은행강도" 라는 이름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은 세가사의 "뱅크패닉" 이다. 

배경음으로 나오는 곡은 Dixieland 라는 미국 남군의 군가인데, 누구나 딱 듣는 순간, 아... 이건 미국곡이야. 하고 단박에 알수 있는 멜로디로 되어있다.



게임은 상당히 단순하다. 12개의 문이 있는 은행(대체 뭔 은행이 이리 많은 문을 만든단말인가!) 에 찾아오는 손님들중 손님에겐 돈을 받고 무법자가 나타나면 경쾌하게 총을 쏴서 쓰러뜨리면 되는 게임이다.

총알? 물론 무제한!

필자가 매우매우 마음에 들었던 점이 이것이다.

대부분의 총을 쓰는 게임들에서 보면 그 몇발밖에 못쏘는 알량한 총탄, 그거 수시로 갈아치워가면서 싸우는게 너무 짜증나고 싫은데, 이게임은 (이건 뭐 엄밀히 건슈팅이라 하기가 좀 뭐하지만...ㅎㅎ) 무.제.한. 총을 난사할 수 있는 쾌감이 있었다.


특히 일단, 일반 손님들이 돈을 창구에 던지고 난 시점부터는 총을 암만 쏴도 무적(?)이 되어 죽지않기때문에 무법자가 나타나서 잡을때의 쾌감보다, 돈을 던지고 웃으며 나가는 손님들을 확인한 후 무/자/비/하게 3방향의 총을 동시에 쏴댈때의 그 특유의 상쾌함(아... 필자는 정신이상자가 아니다. 범죄자의 피가 흐르고 있지도 않다. 그냥... 총을 쏘는 그 효과음이 시원시원하고 경쾌하여 좋아했을뿐.... ㅋ)이 있었다.


사실, 가만 보면, 결국 무법자도 사람인데, 그런 사람을 한게임에서 대체 몇명이나 죽이는것인지... 사실상 이게임은 잔인성으로 따지면 매우 잔인한 게임인것이다. 그리고 앞에서 사람이 저렇게 많이 죽어나가는데도 눈하나 꿈쩍안하고 묵묵히 돈을 받아 처리하는 저 은행원의 냉철함을 보라!


이게임의 조이스틱은 단지 1번부터 12번까지의 문을 오갈때 좌우로 사용될뿐, 중요한 총쏘기는 3개의 나눠진 버튼으로 쏘게 되어있었는데, 필자는 3형제였기에 3형제가 각기 하나의 버튼을 맡아서 자기가 맡은 문만 집중하여 사격하는걸로 하면, 한게임으로 3인용을 사이좋게 할 수 있는 멀티개념의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스틱만 따로 운전하는 사람까지 둔다면 4인용도 할 수 있는 엄청난 협력형 게임이었다.


실제 집에 놀러온 형의 친구 한명과 우리 3형제 4인이 각각 하나씩의 "특명"을 부여받고 한사람은 좌우 운전, 나머지 3인은 왼쪽 중간 오른쪽 각각 맡아서 총을 쏘며 협력게임을 한적이 있는데, 행여라도 실수로 일반인을 쏘거나 무법자를 늦게 쏘아 공격받아 죽게 되면 나머지 3인에게 온갖 눈총과 원망을 들었기에, 정신 집중하여 시간가는줄 모르고 플레이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원곡 자체가 매우 경쾌하고 흥겨운 곡인데, 이런 추억이 있다보니, 이 곡만 들으면 그때의 그 즐거웠던 때로 빠져드는것같아 아련한 곡이다.


추억에 빠져보시길...


<보너스>

https://youtu.be/pp1zH1vGUhY


미국 남부군가 딕시랜드 원곡은 여기에서 들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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