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포스힐러 2012. 1. 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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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를 잡아서 서울로 보낼때, 서울로 배송하는 오징어 박스에는 꼭 작은 참게를 한 마리씩 함께 넣는다. 그 이유는 오징어가 서울에 갈 때까지 살아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오징어는 성질이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물 밖에 나오면 제풀에 못 이겨 그만 빨리 죽어버린다는 것.

하지만 참게와 함께 배송하면 물리지 않으려고 바둥대며 도망치는 사이에 자신의 성질도 잊고 산 채로 도착하게 된다. 참게에 물려 죽은 오징어는 할 수 없지만 거의 모든 오징어가 살아남는다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에 머리를 싸매고, 만병의 원인을 스트레스로 돌린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도 바로 오징어 박스에서의 참게와 같은 역할을 한다. 각자 일상의 스트레스에 쫓기기도 하지만, 그 스트레스 덕분에 삶은 탄력이 생긴다. 현악기의 줄이 늘어졌을 때 새로 조율하는 것처럼, 스트레스는 삶에 긴장과 탄력을 준다.

15년간 인터뷰 전문 기자로 일하며 성공한 CEO들과 인터뷰를 해 본 결과, 그들이 말하는 스트레스 대응 자세에서도 바로 오징어와 참게 이야기와 같은 측면을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은 마치 오징어가 참게 덕분에 서울까지 살아서 갈 수 있는 것처럼 스트레스를 삶에 긍정적으로 활용한다. 그들은 자신이 스트레스의 전원을 끄는 순간, 삶의 재미도 사라진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었다인터뷰를 해보면 자신은 스트레스가 없다고 하는 CEO도 간혹 있었다. 스트레스를 스트레스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머리끝까지 찰 때가 많지만 삶의 과정이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는 CEO도 많았다. 너무 힘들 때면 이 스트레스를 넘어섰을 때의 환희를 상상한다는 내용의 대답도 많았다. 어떤 CEO는 자신의 경우는 성격상 스트레스를 즐기지만 모든 사람이 그럴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나름대로의 설명을 친절하게 붙이기도 했다많은 자수성가 CEO들에게 스트레스는 놀잇감이었다.

물론 참게의 집게가 바짝 닿아 물릴 것처럼 숨이 막힐 것 같았다고 고백한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스트레스의 크기과 성공의 크기는 비례 관계라고 생각한다. 작용과 반작용에서 성공하기 위해, 또는 성공을 누리기 위해 겪어야 할 의무라고 받아들이며 수용하는 것이다. 항구에 정박한 배가 되어 별다른 스트레스 없이 머물기보다는 거센 파도에 맞부딪혀가며 파도를 헤쳐나가는 배에 오를 것을 선택한 게 오늘의 그들을 만들었다. 배가 배로서 기능하는 것은 멈춰 있을 때가 아니라 파도를 가르며 움직일 때이다. 그러기 위해선 스트레스라는 파도가 필요하다.
 
얼마 전 진대제 전 정통부장관의 특강 ‘알파벳으로 보는 100점까지 인생의 조건’이 인터넷에서 소개되면 폭발적 인기를 끈 적이 있다. A는 1, B는 2, C는 3……Z는 26’ 같은 방식으로 A부터 Z까지 점수를 매겨 인생을 명품으로 만드는 조건의 단어를 도출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운’을 뜻하는 단어 ‘LUCK’의 경우 ‘(L=12)’+(U=21)+(C=3)+(K=11)’이므로 합계는 47점에 불과, 100점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LOVE(사랑)은 54점, MONEY(돈)도 74점밖에 안 된다. 그가 제시한 답은 ‘삶을 100점짜리로 만들기 위해서는, ATTITUDE[태도, 자세: (A=1)+(T=20)+(T=20)+(I=9)+(T=20)+(U=21)+(D=4)+(E=5)=100]였다.

강연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그 뒤에 붙은 사족 아닌 사족이 눈길을 끌었다. 태도(Attitude)뿐 아니라 스트레스(Stress)도 덧셈을 해보면 100점이 돼 명품 인생의 조건이 된다는 말이었다. 참게의 집게같은 경각심의 원천이든, 삶의 활력소든 스트레스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CEO들은 스트레스를 성공의 관문이자 후원자로 기꺼이 환영했다는 점이다.

성공하는 CEO의 습관에서 발췌함
작가 : 김성회
출판사 : 페이퍼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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