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포스힐러 2012. 3. 13.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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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www.bloter.net/wp-content/bloter_html/2012/03/100493.html

‘좀비빌’ 시리즈와 ‘배틀하트’로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옛 안드로이드마켓)를 통해 유명 개발사로 부상한 미카모바일이 3월9일(현지시각) 전격적으로 안드로이드 지원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잘 나가던 모바일 게임 개발사가 왜 갑자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압도적으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떠난다는 것일까.

미카모바일은 9일(현지시간) 자사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안드로이드 앱 개발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비록 매출이 발생하기는 하지만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유발하는 추가적인 유지 비용을 감안하면 남는 게 없다는 설명이다.

미카모바일은 전체 인력의 20%를 안드로이드에 쏟아붓고 있지만, 안드로이드 매출은 전체 매출의 5%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안드로이드에 투입돼야 하는 인력도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거나 추가 콘텐츠를 제작하기보다는, 기기마다 제각각인 GPU를 지원하기 위해 텍스처를 수정하거나 새로 출시된 기기에서 출돌이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패치를 만드는 등 안드로이드의 플랫폼 분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투입되는 인력이 대부분이다.

구글의 정책도 불만이다. 구글은 최근까지 안드로이드 설치 파일인 .apk 파일의 용량을 50MB로 제한했다. 최근 이러한 제한을 풀겠다고 발표했지만 사실상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구글이 최대 4GB까지 추가적인 데이터 파일을 제공할 수 있게 했지만 apk 파일 용량은 여전히 50MB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다른 플랫폼에서 개발된 대용량 게임을 안드로이드에서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개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좀비빌’ 개발사 미카 모바일이 안드로이드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구글 플레이(옛 안드로이드마켓)에 대한 개발자들의 불평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가장 화제가 됐던 사례 중 하나는 유명 개발자인 더블 트위스트의 존 레흐 요한센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이용하기 위해서 컴퓨터 과학 박사 학위가 필요할 지경”이라며 옛 안드로이드마켓의 불친절함을 정면 공격했던 사례다.

구글은 과연 안드로이드마켓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의지를 보이고 있는가. 한동안 안드로이드마켓이 빠르게 앱스토어를 추적하는 듯했지만, 앱내부결제 도입과 플랫폼 분절 문제 해결 등 그 동안의 개선 약속이 모두 공수표에 머무르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전세계 스마트폰 플랫폼 경쟁에서 구글은 애플 아이폰을 3배 이상 압도하고 있지만 애플리케이션 매출은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유료 앱 다운로드 비중도 14%(앱스토어) 대 1%(구글 플레이)로 비교조차 하기 힘들다. 뒤늦게 애플 앱스토어의 매출을 따라잡기 위해 앱내부결제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이마저도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했다는 평가다. 심지어 구글의 전공과목이라고 할 수 있는 앱 광고 매출에서도 iOS에 뒤지고 있는 상황이다. (참고자료 : 인포그래픽 –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마켓 비교, 출처 : 왜 개발자들은 iOS 플랫폼을 선호하나)

이에 대해 테크크런치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기기 확산과 모바일 검색 매출에만 우선적으로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애플리케이션 마켓 문제는 중요도에서 2선으로 밀려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구글도 이런 상황을 바꿔보려는 듯 3월7일 안드로이드마켓을 구글 뮤직, 구글 북스 등과 통합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판매하는 ‘구글 플레이’로 재탄생시켰다. 그런데 간판을 바꾼다고 바로 손님이 몰려오는 것은 아닌 듯하다. 구글은 구글 플레이를 발표한 지 불과 이틀 만에 인기 개발사인 미카모바일에게 굿바이 인사를 들어야 했다.

구글이 이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일까. 3월10일, 4년 반 동안 안드로이드마켓을 담당해왔던 에릭 추 안드로이드 플랫폼 매니저가 다른 부서로 옮겨가고 기존에 구글 뮤직을 담당해왔던 제이미 로젠버그가 영역을 넓혀 구글 플레이 전체를 관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그 동안 안드로이드마켓의 실패를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라는 평가다.

그런데 로젠버그 구글 디지털 콘텐츠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총괄은 2년 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핑크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핑크 프로젝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모바일이 실패한 이후 자체 휴대폰인 킨 시리즈를 출시했던 프로젝트로, 이름대로 ‘KIN(옆으로 보세요)’이 됐던 전례가 있다. 과연 로젠버그 총괄은 킨 시리즈의 실패를 교훈 삼아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부활시킬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블로터닷넷 기자. 모바일의 시대에 모두 다 함께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 모바일, 스마트폰, 통신, 소통 / 따뜻한 시선으로 IT 세상의 곳곳을 '줌~인'하겠습니다. ezoomin@bloter.net / 트위터 @ezoo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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