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포스힐러 2022. 10. 5.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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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 BOKOSUKA WARS MAIN THEME

; 02 - Space Bokosuka 2005 (Arrange version)

 

보코수카워즈, 줄여서 보코수카... 필자가 이 게임을 접했던건 MSX 게임을 카세트테이프에 넣어 팔던 시절이었다.

당시 형의 친구의 친구중에 MSX게임을 무지막지하게 보유하고 있던 사람이 있었는데, 거기서 게임이 들어있는 테입을 거의 한박스 가득 빌려온 적이 있었다.

 그당시 정말 무슨 보물섬에서 보물이라도 발견한것처럼 너무 기뻐서 펄펄 뛰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 많은 게임들을 하나씩 하나씩 플레이해보던 중에... 보코수카 라고 한글로 대충 갈겨 쓴 테입라벨이 보였고, 해석이 불가능했던 고로, 직접 플레이해보는 수밖에 없었던지라, 테이프레코더에 넣고 몇분을 돌린 결과, 화면에는 이런 타이틀이 떡하니 떴다.

무언가... 분위기 있는 타이틀... 게임은 대체 얼마나 재미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스타트를 했는데...

MSX판 보코수카워즈 (좌)                 NES판 보코수카워즈 (우)

뭐 이런식의 게임이 다있나 싶었다. 무슨 쪼매난 하얀기사와 철가면, 보병 (그당시 임의로 붙인 이름들)들이 나와있는데, 스페이스바를 한번 누를때마다 상단에 있는 캐릭터들 불이 셋다 들어오거나, 순서대로 하나씩만 들어오거나 차례로 변경이 되었고, 나머지는 방향키로 움직이는 , 그당시로서는 매우 독특한 형태를 가지고 있던 게임이었다.

 

우측에서 좌측으로 진행해나아가다 보면, 적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냥 방향키로 몸통 부딛히기를 하여 싸우고 난뒤, 랜덤하게 승리한 쪽이 결정되는 방식이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필자는 그냥 시작하자마다 전체 군단을 동시에 몰고 그냥 쭉쭉 나아가다가 적과 부딛혔는데...

그대로 한방에 적에게 하얀기사가 져서 없어져버리면서 게임오버...

아니 뭐 이런 게임이 다있나?

필자는 당장 꺼버렸다. 아니, 보물박스중에 이런 덜떨어진 게임이 섞여있다니... 이런걸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단말이다.

어지간하면 한판정도 다시 해볼법도 한데, 지금 기억으론, 그당시 두판도 안했던것같다. 그도 그럴것이, 해봐야할 게임이 널려있는데, 이런, 조작도 좀 적응 안되고, 뭔가 시원스럽게 슈팅을 날린다던가 액션이 있는것도 아닌, 이런방식의 게임을 하고 있을 겨를이 없었기때문이었다.

 

그러나...

필자는 그다음날 이 게임을 다시 플레이하게 되었다.

자고 일어나는 동안, 내내 그 잠깐 플레이했던 시간동안 들었던 멜로디가 도대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기 때문이었다.

자가잔 자가잔 자가잔잔...  뭐 이런식의 반복되는 멜로디가 지우고 싶어도 지워지지않았고, 결국 다시 플레이해보기로 하여, 게임을 다시 두번째로 플레이하게 되었는데,

이 게임은 얼핏보면 단순하게 보이지만, 철가면이 강한 적이 있고, 보병이 강한 적이 있었으며, 기사는 강할땐 강한데, 어떤땐 너무도 허무하게 졌기때문에, 결국 기사는 결정적 순간때만 쓰고 아끼며, 보병과 철가면 위주로 플레이를 하며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플레이를 하게 되었고, 싸우고 살아남은 기사와 보병들을 좌우 위아래로 장애물과 벽을  통해 좌우로 잘 다독여(?)서 모은 다음 다시 전진하는등,  당시로서는 나름의 전략적 플레이를 요구하는 게임이란걸 알게 되면서 이렇게 저렇게 머리를 굴려가며 플레이하다보니 시작하자마자 죽었던 첫판에 비해 제법 오래 진행할 수 있게 되었었다.

그렇게 중간정도 진행하다가 강한 적에게 패배하고난 후 시간을 보니 어느새 두세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리고 있던 신기한(?)체험을 한 후로, 필자는 이 게임에 푹 빠지게 되었다.

 어느새 게임 BGM을 허밍으로 흥얼거리며 플레이하고 있는 필자를 보면서 형들은 "그게 그리 재밌냐? 딴거 좀 하자" 고 졸랐으나, 필자는 굳세게 플레이를 해나갔고, 형들도 이 특이한 게임의 엔딩은 보고 싶었는지 몇시간씩 구경하며 이래라 저래라 훈수를 두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게임팁은... 보병과 철가면은 연달아 3번정도 이기면 레벨업이 되어 외형이 좀더 다부져지게 변하는데, 이렇게 업그레이드 된 병사들을, 보병3명, 철가면3명을 만들어 데리고 다니면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이 가능했다. (그래도 랜덤이라 약한적과 붙어 허무하게 죽을때도 있어 방심은 금물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결국, 최종 보스가 있는 미로에 다다랐고, 거기서부터 나오는 적들은 하얀기사가 상성에서 우위인지라, 거의 부하들보다 기사로 대적하는 경우가 많았다.  최종은, 필자를 호위하던 업글 6총사들이 모두 다 적에게 져 사라지고 적들에 기사홀로 둘러싸였는데, 에라 모르겠다 하고 몸통 박치기를 하는데, 연전연승! 결국 최종 보스와 격돌하여 승리하고 엔딩을 보게 되었다.

엔딩은 뭐... 그당시에도 너무 썰렁하다 싶을정도였지만, 끝까지 깼다는 성취감은 매우 좋았던걸로 기억한다.

지금 다시 해보라하면.... 절대 못할것같다.  몇시간씩 졸병들 하나하나 안 잃어버리고 챙겨 움직여가며 전진하는데 드는 시간과 노력이 엄두가 나질않기때문이다.

하지만, 그시대에 어찌 이런 플레이스타일의 게임을 만들었는지, 매니악한 면이 있긴하지만, 지금 봐도 진귀한 명작임에는 틀림이 없다.

 

어쨌거나... 지금까지도 머릿속 한구석에 지워지지않는 강력한 멜로디 보코수카워즈 메인테마를 아시는 분들은 옛기억을 살려 들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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