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포스힐러 2023. 12. 1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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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TITLE

; 02.OPERATION INTRUDE N313 (오프닝BGM)

; 03.THEME OF TARA (메인BGM)

; 04.-!- RED ALERT (비상BGM)

; 05.SNEAKING MISSION (잠입BGM2)

; 06.MERCENARY (보스BGM)

; 07.TX-55 METAL GEAR (METAL GEAR대전 BGM)

; 08.ESCAPE -BEYOND BIG BOSS- (최후의전투BGM)

; 09.RETURN OF FOX HOUNDER (엔딩데모)

; 10.JUST ANOTHER DEAD SOLDIER (게임오버BGM)

 

'잠입액션' 이라는 장르는 영화에서 스파이들이 어떤 기지에 잠입을 하여 특정 임무를 완수하고 오는, 사실상, 1:100의 압도적으로 무모한 작전을 비밀리에 수행해내는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요소였다.

 

 

 영화사에 남을 명작인 "나바론요새" 라는 영화가 그런 잠입액션을 대표하는 영화중 하나인데, 2차대전, 나바론요새의 거대한 대포때문에, 해상으로 침투가 불가능한 난공불락의 요새에 단 6명의 특수요원들을 보내어 그 대포를 폭파하라는 임무를 맡기는, '미션 임파서블' 이 시작된다. 1979년에 나온 오래된 영화이지만, 이런 불가능해보이는 작전을 소수병력이 천신만고끝에 수행해내는 이야기는 보는내내 흥미진진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게임에서도 이런 잠입액션을 주제로 다룬 게임들이 있었으니,

필자가 매우 재미있게 즐겼고, 인상깊었던 "Beyond castle Wolfenstein" 이라는 당시 가정용 PC 를 대표하던 apple 2의 소프트웨어가 있었다.

 아마 대부분 울펜슈타인 하면,

IBM 호환 PC시절 공전의 히트를 했던, 1인칭 FPS 게임의 시초격인 울펜슈타인3D 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것인데, (많은이들이 FPS게임의 시초라 생각하는 DOOM보다 이 울펜슈타인3d가 먼저 나온작품이다)

이 게임 이전에 apple2 의 게임 울펜슈타인은

 

 이런 단순한 수준의 그래픽으로 이루어진 게임이었다. 

그런데, 이 단순한 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경비를 서는 경비병 뒤로 쫓아가 칼로 쓰러뜨린후, 쓰러진 시체위에서  필요한 아이템을 찾아내기도 하고, 문을 여는데 필요한 열쇠를 찾기도 하며, 심지어 시체를  다른 경비병이 찾아내지 못하게 잡아 끌어 이동시키는 액션까지... 말그대로 할만한건 다 할수 있는 게임이었다.

적의 시체위에서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적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을 습득할수 있었다. 그리고 잠긴문을 열기 위해 열쇠가 필요한데, 숫자가 있는 키...이 시스템적 발상이 메탈기어의 숫자카드키 시스템에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코지마히데오가 필히 이 울펜슈타인을 한번은 플레이해봤지않나 싶다.

 

처음 이 게임을 본 필자는 너무도 단순무식(?)한 그래픽에 실망했었지만, 집에 게임이라곤 몇개 안되던 시절이다보니, 어쩔수없이 선택의 여지없이 플레이를 어거지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시체에서 아이템 찾는 재미며, 미로를 찾아다니며 문을 열고 총도 찾고 적을 피해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일종의 퍼즐을 즐기게 되면서, 나중엔 몇시간씩 집중하여 플레이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했다.

 마치 내가 적진에 침투하여 잠입임무를 수행하는 재미를 간접경험한달까...

지금이야 이런 그래픽 보면 아무도 관심 안갖겠지만, 당시로선 정말 시스템의 한계속에서 쥐어짜낸 아이디어를 가지고 만들어낸 걸작들이었던 것이다.

 어렵게 어렵게 적에게 발각되고 쫓기면서 최하층 히틀러의 회의실에 시한폭탄을 두고 탈출할때의 그 짜릿함이란... 잠입액션게임을 즐겨본이만이 알수 있는 실로 장엄한 카타르시스란게 있다.

 

그런데... 이런 게임을 재미있게 즐겼던 필자에게 또한번 컬쳐쇼크를 줬던 게임이 있으니...

게임계에 한획을 그었던 바로 그게임, "메탈기어" 였다.

 

애플2의 투박한 그래픽게임을 하다가 이런 화려한(당시로선 충격적인 수준의 고퀄 그래픽이었다) 그래픽으로 무장한 잠입액션게임을 보니, 필자의 눈이 돌아갈 수밖에...

 

근데 안타깝게도 이게임은 MSX 2 전용 메가팩을 써야하는 게임이었던지라, MSX1을 가지고 있던 필자는 그림의 떡으로 게임매장에서 구경밖에 못하다가,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아이템(전세계 유일무이한 하드웨어), 재미나라는 세운상가에서 출발한 작은 중소기업이 만든 일명 "투카드" 라고 하는, MSX1의 롬팩슬롯에 꽂으면 MSX2로 변신시켜주는 경천지동할 제품이 출시되었고, 필자의 친구가 그것을 구입하면서, 필자는 그친구에게 그 투카드를 빌려서 이 게임을 플레이해볼 수 있게 되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투카드 사진을 구할수 없어 아쉬운 마련, 재미나의 확장램팩이었던 디럭스박스 사진을 참고로 올리는데..투카드도 꼭 저렇게 생겼었다. 단지 스티커에 MSX2 확장카드라고 쓰여있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걸 플레이하려면, 

카셋테입을 데이터로딩, 또는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했던 기기인 데이터레코더

 

이런 데이터레코더에 카셋테입방식으로 데이터를 MSX컴에 느릿느릿 인식을 시켜줘야하는데, 이 메탈기어같은 경우, 무려 1시간정도의 로딩타임을 기다려야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지금세대들은 도대체 이런걸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당시 열악한 저가형 장비(그렇다고 저가라 볼수도 없다. 그당시엔 세뱃돈 몇년치를 모아야 살 수 있는 기기였음..)를 가지고 몇분에서 몇시간쯤은 게임을 하기 위해 기꺼이 기다릴 수 있는 인내를 강요받던(?)시기라, 기다리는 시간이 그렇게 지루하게 느껴지진 않았던것 같다. 오히려 거의 로딩이 다 끝나갈때쯤 게임을 할 생각에 두근거리며 기다리던 그순간이 왜그리도 행복했는지... 지금 떠올려도 매우 행복한 기억이 날정도다.

  요새, 유튜브 영상 앞부분 맘에 안들면 10초도 안보고 바로 나가버리는 게 익숙한, 기다림의 미학이 부족한 세대들에겐... 그런 행복한 기다림을 강요한다면 남아날 사람이 없겠지만, 1시간동안 틀어놓고 책읽다가 밥먹다가 돌아와봤을때 화면에 데모 플레이가 되고 있는 게임을 볼때의 그 쾌감은 이루말할 수 없는 기쁨이었다.

 

좌우간... 뭔 메탈기어 게임 이야기하다가 이렇게 딴얘기로 샜는지 모르겠는데...

 

"휘리리리릭 챠캉~"  하는 효과음과 함께 METAL GEAR 로고가 박히는 저 타이틀이 왜그리도 멋있고 사나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었는지...

그리고 이내 적기지앞에 침투하기전 모습과 막 침투를 하자마자 날아오는 무전통신... 그리고 적군경비병이 돌아서있는 틈을 타서 쓱쓱 잠입해 들어가는 주인공... 이 게임을 만든 감독은, 바로 지금은 거장의 반열에 이름올리고 있는 그 유명한 '코지마 히데오' 인데, 

 

그가 메탈기어를 만들었던 뒷이야기를 들어보면, MSX의 그래픽처리능력 한계상, 다이나믹하게 액션을 보여줄 수 없었고, 용량의 한계가 있어 어쩔수 없이 한화면 한화면 단위로 플레이를 하는 퍼즐식 구성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방식이 당시로선 플레이어들에게 더 몰입감을 주었고, 탄약이나 레이션(HP회복제)을 먹고 다른 옆화면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면 도로 그자리에 리필(?)되어있는 꼼수를 이용하며 아이템 노가다(?)를 하는 즐거움을 주기도 했기에, 유유자적한 플레이를 하며 압도적인 안정적이며 부유한 플레이를 추구하던 필자의 형( 참고 - 샤이닝포스 - 행복한 랩업노가다를 깨우쳐준 게임  https://forcealer.tistory.com/1828  )과 그런 플레이에 영향을 받은 필자에겐 너무나 취향 저격인 게임이 되고 말았던것이다.

 

게임의 보스로 등장했던 하인드D,와 메탈기어

 

시간이 좀먹나 모래알이 싹트나... 세월아 네월아, 이방 저방 돌아다니며 경험치 쌓고, 탄창이나 레이션같은 소모성 아이템은 노가다로 항상 풀로 채워놓고 다니며, 별 필요도 없는 아이템이란 아이템은 죄다 컬렉트하고 다니는, 불굴의 투지를 보이며 플레이를 하다보니, 어느덧 주인공인 솔리드스네이크는 거의 먼치킨이 되어가고 , 그러다보니, 그당시 게임잡지에 보스전이 어려우니 주의를 요한다 쓰여있는 메뉴얼을 비웃듯, 오히려 허무할정도로 어려운 보스전구간을 쉽게 깨버렸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보면, 그당시는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세이브할수가 없었기때문에, 한번 플레이를 시작하면, 밤을 새워서라도 끝을 봐야만 하는 프로세스를 감내했어야 했는데, (요새는 에뮬레이터로 중간중간 세이브하며 플레이하면 되니 난이도가 너무 떨어져버렸지만) 밤을 꼴짝 새워가며, 부모님의 짜릿한 눈초리를 감내해가며 결국 메탈기어를 파괴하고 엔딩을 보면서 뭔가 이루었다는 그런 만족감을 느낄때면, 정말 세상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던 때가 있었더랬다.

 

특히 게임 내내 흐르던, 단순하지만 긴박감을 올려주기에 부족함이 없던 Theme of TARA 는... 언제 들어도 그때 소년시절 두근거리며 플레이하던 때로 돌아가는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기에 들으면 왠지 오히려 마음이 평온해지며 행복해지는(?) 곡이기도 하다.

 

이 게임이 히트를 치면서 메탈기어2, 그리고 소니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등장한 3D 메탈기어까지... 필자가 너무도 흥미진진하게 밤새워가며 플레이했던 마지막 메탈기어시리즈였는데, 그이후 나온 시리즈는... 이미 플레이하기엔 세상의 고단한 업무를 짊어져야할 시기였기에 아쉽게도 플레이를 해보지 못했다.  언젠가... 언젠가 사는게 좀 안정되고 어느정도 알아서 굴러가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면, 그땐 옛날 못해봤던 게임들, 나중에 한번 쭈욱 밤새며 깨보겠다 생각했던 게임들이 있는데... 그 바램이 언제 이루어질까 소원해보면서, 세이브기능도 없던 메탈기어를 시작부터 엔딩까지 논스톱 플레이하며 울고 웃었던 기억이 있는 그대들에게 이 포스팅을 바치는 바이다.

 

 

보너스>

apple 2의 울펜슈타인 타이틀과 IBM호환의 울펜슈타인3D타이틀

메탈기어 메뉴얼의 삽화들, 제니퍼와 다이앤에겐 무전기로 대화를 안하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아이템을 얻지 못해 게임이 진행안되게 막아놓았던것이 기억난다. 

필자가 마지막으로 플레이했던 플레이스테이션판 메탈기어 솔리드 - 옛 MSX시절 떠올리며 플레이하는데 왜 그리 중간중간 울컥할때가 많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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